원 히트 원더란 표현이 있습니다. 음악 업계에서 주로 쓰였는데, 어떤 가수가 한 곡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후에 여러 사정으로(작품이 나왔어도 흥행이 되지 않았거나, 만들지 못했거나...) 잊혀진 경우에 종종 쓰였는데, 창작물의 범주가 넓기에 영화나 미술품 같은 다른 분야에서도 해당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게임에서도 가끔 보이죠.
물론 오늘 잡설의 주인공인 사그라리오의 방탈출을 제작한 Valentin Sagrario(발렌틴 사그라리오) 씨는 이 말이 좀 억울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분의 본업은 게임 물리와 광학분야, 특히 셰이더와 이펙트 기술의 전문가로써, 아르헨티나의 게임 회사에서 기술 고문으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 게임 개발자로서 활동했다기 보다는 플래시와 3Ds MAX 등 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법들을 테스트하며 제작한 일종의 Tech Demo적 의미가 큰 작품이었고 실제로도 당시 기술로는 구현하지 못했던 요소를 개인적으로 공개(현재의 스카이박스 기법과 비슷하게 3축 카메라 회전을 통한 왜곡 이미지를 사용해서 다양한 각도로 방 전체를 볼수 있게 한다던가...)하면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탈출은 뛰어난 시각적 효과들과 군더더기 없는 렌더링 그래픽, 결코 다른 게임에 뒤떨어지지 않는 퍼즐 요소들로 미니멀리즘 방탈출의 대명사 중 하나로 서양권에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방이 하나뿐이고 사물이 많지 않아보인다 해서 결코 무성의한 방탈출이 아닙니다. 실제 촬영한 것으로 착각할 만큼 정교한 그래픽에 현혹되면 단순한 아이템 하나도 찾아내기 어렵고, 예상치 못한 곳에 숨겨진 퍼즐들을 풀어나가려면 메모를 하지 않고는 꽤나 힘듭니다. 대부분의 퍼즐 단서가 랜덤인건 덤입니다. 단점이 있다면, 당시 플래시에서 최대한 고퀄리티의 효과를 뽑아냈다 보니 플래시가 지원중단된 현재는 프로젝트를 복원한 웹사이트들에서 그래픽 이펙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그나마 플레이가 정상적으로 가능한 플래시포인트조차 아이템창 위치가 어긋나는 소소한 오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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